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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이

15.에필로그

깊은 산속, 울창한 호두나무 숲은 평온함과 신비로움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숲은 시끄러운 기계음과 무거운 도끼 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무꾼 아저씨들과 거대한 벌목 기계들이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나무꾼 아저씨들이 도시락을 꺼내 한쪽에 모여 앉았습니다. 그중 한 나무꾼이 숲 속에서 발견한 호두나무 가지를 이리저리 살피며 중얼거렸습니다.

"이 정도 크기면 딸아이를 위해 멋진 연필꽂이를 만들 수 있겠군."

그는 나뭇가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도시락통 옆에 세워두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러 가는 나무꾼 뒤로, 작은 호두나무 가지는 불안한 눈빛을 띠며 떨고 있었습니다.

"여긴 너무 무서워! 내가 이렇게 잘려나가는 건 싫어!"

겁에 질린 호두나무 가지는 이 상황에서 도망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땅 위로 몸을 굴리던 가지는 갑작스레 돌부리에 걸려 산기슭으로 데구루루 굴러 떨어졌습니다. 결국 멈춰 선 곳은 풀밭 한가운데. 그러나 충격으로 기절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편, 산 아래에서는 꼬마 피터와 친구들이 탐험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피터는 식물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꼬마였습니다. 크로스백에는 돋보기와 작은 도감, 채집 도구들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얘들아, 여기 이끼 좀 봐! 정말 멋진 모양이지?” 피터는 돋보기를 들고 신난 목소리로 친구들에게 외쳤습니다.

그러던 중, 풀밭에서 나무토막을 발견했습니다. 피터는 가까이 다가가 기절한 호두나무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와, 이건 정말 멋진 무늰데! 어쩜 이렇게 매끈하지?."

피터는 기뻐하며 그 가지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피터는  호두나무를 아빠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피터의 아빠는 훌륭한 목수였고, 피터의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건 정말 좋은 소재로구나. 네가 좋아할 만한 연필꽂이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아빠의 손에서 꼬마 호두나무는 점점 멋진 연필꽂이로 변해갔습니다. 이미 멋진 나무토막은 조금만 다듬어 주어도  나뭇결이 아름답게 살아 있는 연필꽂이는 완성되어  피터의 책상 위에서 빛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겁 많던 호두나무는 피터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피터의 연필들을 품에 안고 그의 책상에서 피터와 함께 하루하루를 지내며 소중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연필꽂이는 자신이 겪었던 모험을 이야기하며 몽땅이와 친구들에게 따뜻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내가 처음엔 두려움 속에 도망쳤지만, 결국 그 선택이 나를 새로운 삶으로 인도했단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은 언제나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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